안녕하십니까? 저희는 전남지역 소재의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평범한 학생입니다.
평소 환경문제와 청정에너지 개발에 관심이 많은 저희는 지난 6월 25일 ‘제 3회 EFET 심포지엄-청색기술 혁신포럼:기후위기 NET-ZERO를 향해’ 개최소식을 접하고 현재 우리나라가 직면한 친환경 에너지 산업 분야의 향후 과제와 정책 지원의 필요성을 느껴 이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에너지 산업 분야나 국가 정책 운영에 있어서 전문가가 아니기에, 미흡한 점이 있다면 지적해주시기 바랍니다.
새로운 정부 출범 후 기후에너지부 신설이 논의되는 등 기후위기에 따른 국가적 대책을 마련할 좋은 기회가 생겼습니다. 국가적 차원에서 기후위기 및 에너지 고갈 문제에 대응하고자 하는 관심이 증폭되는 가운데, 우리 나라가 선도할 수 있는 에너지 개발 기술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청색기술이란, 기존의 녹색기술이 환경오염 문제가 발생한 후 사후 처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었던 것과 달리, 애초부터 환경오염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청색기술은 탄소 배출 NET-ZERO의 국가 목표에 핵심적인 기반이 됩니다.
청색기술의 대표적 사례로 저희가 탐구한 것은 바로 미생물 전기화학 시스템(MES)입니다. MES는 쉽게 말해 특정 미생물의 성질을 이용해 하폐수 처리와 에너지 생산을 동시에 이루어내는 기술입니다. 하폐수 자원화를 통한 청정에너지 생산의 핵심 기술이 될 수 있는 MES는 일반적으로 2가지 종류의 전지로 나뉩니다.
첫 번째로 미생물 연료전지(MFC)는 박테리아와 같은 살아있는 미생물을 촉매로 유기화합물의 산화를 유도하고 전기를 생성합니다. 간단히 원리를 말씀드리자면, 특정 미생물은 양극에서 유기물을 분해하고 전자를 방출합니다. 방출된 전자는 외부 회로를 통해 음극으로 흐르고, 전자 수용체와 반응하여 물을 생성합니다. 이렇게 전자가 전송되어 생기는 전자 흐름을 통해 전류를 생성하게 됩니다. MFC는 이 과정에서 폐수를 ‘연료원’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나 동물 배설물, 산업 및 농업 폐수에는 많은 유기물이 포함되어 있고, 미생물은 유기물을 대사 과정의 ‘기질’로 사용하여 부산물로 전자를 생성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미생물 전기분해 전지(MEC)의 원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미생물의 일종인 전자방출균은 MEC의 산화전극 표면에 부착되어 폐수의 유기물을 산화합니다. 이 과정에서 양성자와 전자가 형성되고, 방출된 전자는 환원전극 표면에서 양성자와 결합하여 최종적으로 수소가스를 생성합니다. 이렇게 생성된 수소는 ‘그린수소’로서 MEC기술에 사용되는 외부 전력 공급을 생산된 에너지로 상쇄할 수 있기에 MEC는 궁극적인 그린수소를 생성하는 청정 에너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MEC 기술에서 폐수는 ‘기질’로 사용되어 폐수처리 역할을 수행합니다.
그렇다면 MES 개발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가지는 기술력은 어느 정도일까요? 구본영, 정석희 교수님의 논문 <궁극의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미생물 전기분해 전지 기술의 동향>을 읽으며 현재 우리나라가 가진 MES 기술에 대한 기술성숙도(TRL)를 분석할 수 있었습니다. 2022년을 기준으로 해외에서는 혐기성 소화 시스템의 전기화학적 기술 분야와 실용화를 위한 MEC 수처리 기술이 가장 성숙된 9단계를 보였으나 국내의 기술은 대부분 3-4 단계인 실험실 규모의 실험단계이며, 실용화를 위한 MEC 수처리 기술 분야는 2단계에 그치는 기초연구 수준의 기술을 보였습니다. 기후위기와 에너지 문제를 국가적 차원에서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는 상황에서 이는 개선되어야 할 수치라고 생각하며, 이를 위해 국가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청색기술의 대표주자로 우리나라 청정에너지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MES 기반 기술은 현재 전남지역에서 연구 개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만 하수처리와 수소생산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차세대 청색기술임에도 불구하고, 현행 법제도와 정책체계가 이를 충분히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을 하였습니다. 이번 EFET 심포지엄에서 논의된 내용을 다룬 기사를 통해, 다음과 같은 정책 개선을 제안드리고 싶습니다.
첫째로, MES 기반 수소가 ‘청정수소’로 인정받기 위한 수소법 고시 개선이 필요합니다. MEC 기술의 경우 외부 전력 공급을 상쇄하는 에너지 생산이라는 높은 효율의 그린 수소를 생산합니다. 이렇게 생산된 그린수소는 수소법 고시 개선을 통해 ‘청정수소’로 인정받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둘째로, 바이오가스법(유기성 폐자원을 활용한 바이오가스의 생산 및 이용 촉진법, 제정’22.12.30’, 시행’23.12.31’)의 정의 확대를 통해 수소가 포함되도록 개선되어야 합니다.
셋째로, 하수도법 내 에너지 회수 조항의 신설 등의 방안이 논의되기를 바랍니다.
넷째로, MES기술이 환경부의 폐자원 처리 분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연구개발 지원정책, 산업부의 청정에너지 기술 정책, 외교부의 기후에너지 협력 센터 분야와 교차되는 융합 분야인 만큼 범부처 간의 협력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전남지역에서 생활하는 학생으로서, 청정에너지 자원 연구 및 개발이 전남지역을 중심으로 더욱 활발히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KOSIS의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라남도 지역에 위치한 하수처리 시설은 974개소에 달합니다. 하폐수 처리와 수소생산을 이루어내는 MES 기술이 지속적으로 연구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된다면, 전남지역 학생들의 에너지 자원 분야의 인재 육성과 환경문제 해결의 또 다른 문이 보이리라 기대합니다.
미생물의 전기화학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MEC, MFC는 UN이 제시한 지속가능한 17가지 개발목표 중 7번째 ‘모두를 위한 청정에너지 개발’ 목표를 충족하여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지속가능한 미래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국가적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MES 기술 개발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에너지 자립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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