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영양교사로 재직 중입니다.
작년 서울의 한 중학교 영양교사가 복직을 불과 사흘 앞두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젊은 선생님의 안타까운 선택에 같은 영양교사로서 너무나도 마음이 아팠습니다.
우리 영양교사들은 식단 작성부터 영양 교육까지 학생들의 올바른 성장과 건강을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점점 학생의 기호도와 트렌드만을 따라가기 바쁜 학교급식으로 변하고 있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학교에서의 급식은 단순히 맛있는 급식으로만 제공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영양학적·교육적 가치 또한 고려되어야 하며, 이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전환과 제도적인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고인이 된 선생님이 근무하던 학교는 학생수가 무려 1,400명이 넘는 과대학교였습니다. 영양교사 1명이 전교생의 급식과 영양·식생활 교육을 전담해야 하는 현재의 시스템은 양질의 교육급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학교당 평균 급식 학생수인 443명의 3배가 넘는 과대학교에서는 교실 배식 또는 2~3교대 급식으로 운영되므로, 원활한 식생활 지도를 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어 학생들의 건강을 챙길 시간이 부족하고, 급식 인원이 많은 상황에서는 식중독 예방 관리 등 급식 관리에 대한 난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따른 업무도 과중되면서 학생들의 영양·식생활 교육을 위해 집중할 수 없는 현실이며,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학교급식의 영양학적·교육적 가치가 퇴색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과대,과밀학교, 2식 이상의 급식학교, 공동관리 학교, 통합학교와 같은 곳에서도 학생들에게 보다 건강한 급식제공은 물론 영양·식생활교육이 가능하게 하고 , 아울러 불필요한 행정 업무 과중 문제가 해소될 수 있도록 영양교사를 추가·확대 배치하는 것을 제안합니다.
영양교사들은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오늘도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고, 앞으로도 사명감을 가지고 노력할 것입니다. 이제 더 이상 영양교사들이 고된 일들을 겪으며 비통한 결말을 마주하는 일이 없도록 재발방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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