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시행되고 있는 공교육 체계는 오랜 시간 동안 일정한 역할을 수행해 왔지만, 급격히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과 다양한 아이들의 개성과 욕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국어, 영어, 수학 중심의 획일적인 교과 체계는 아이들 각자의 적성과 흥미, 진로 방향성을 무시한 채 일률적인 학습을 강요하고 있으며, 이는 학생들의 자율성과 창의성 발현을 억제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영·수 과목은 일부 학생에게는 필수일 수 있으나, 모두에게 똑같이 중요하지는 않다. 오히려 어떤 아이는 그림에, 어떤 아이는 운동이나 춤에, 또 다른 아이는 코딩이나 전자기기에 더 높은 흥미와 잠재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교육 체계는 이 같은 다양성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으며, 학생들은 자신이 소질 없는 분야에 억지로 몰입하다가 조기 학습 포기, 자존감 저하, 문제행동 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경험하게 된다.
이에 따라, 공교육은 '모든 학생이 똑같이 잘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모든 학생이 각자의 강점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으로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본 정책은 공교육 과정에서 선택형 교육과정의 비중을 80% 이상으로 확대하고, 학생이 어릴 때부터 자신의 흥미와 적성에 따라 다양한 분야를 탐색하고 몰입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
먼저, 초등학교 단계부터 국어, 한국사, 세계사 등 최소한의 공통 소양 과목을 제외한 대부분의 수업을 학생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한다. 이때 선택 가능한 과목은 댄스, 노래, 악기, 코딩, 격투기, 수영, 축구, 연기, 목공, 게임 전략, 영상 편집, 창업 등 실생활과 밀접하거나, 창의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내용 중심으로 구성되며, 실기와 체험 중심 수업을 통해 자기주도적 학습 습관을 키울 수 있도록 한다.
중학교에서는 초등 단계에서 탐색한 흥미 기반의 과목을 심화하여 세분화된 과정을 제공하고, 일정 부분 진로 지향적 교육이 병행되도록 구성한다. 예를 들어, 스포츠에 관심이 있는 학생은 '경기분석', '트레이너 실습', '운동 생리학' 등의 실용 과목을 선택할 수 있고, 게임에 관심이 많은 학생은 '게임 설계와 룰 이해', '전략 시뮬레이션', '디지털 리터러시'와 같은 과목을 이수하면서 사회적 협업능력과 규칙 이해력, 비판적 사고 능력을 기를 수 있다.
고등학교에 이르면 학생은 본인의 진로 또는 특화 분야에 따라 전문가 수준의 프로젝트형 교육과 실습 중심 수업에 참여하게 된다. 기존의 대학입시 위주 교과 중심 커리큘럼은 점차 축소되며, 학생들은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나가는 경험'을 고등학교 단계에서 시작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단순한 수업을 넘어, 진짜 인생을 설계하고 실험하는 기회의 장이 될 것이다.
한편, 모든 학생에게는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필요한 최소한의 규율과 협업 능력을 길러주기 위한 필수 교양 과목도 함께 제공된다. 예를 들어, 군대식 기초훈련을 바탕으로 한 협업 훈련, 책임감 교육, 공동체 생활체험 등의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규칙 준수와 역할 수행의 중요성을 체득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 역량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이러한 선택형 교육과정 확대 정책은 단지 학생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차원을 넘어서,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창의적 인재 양성과 교육 격차 해소, 사교육 과열 문제 완화, 나아가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 경쟁력을 키우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특히 기존 공교육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한 소외계층, 문제행동 학생들에게도 ‘자기만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교육을 통한 진정한 사회 통합과 치유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따라서 교육부는 시범학교 운영을 통해 제도적 효과성과 실행가능성을 점검하고, 향후 전국적인 확대를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더불어 교원 양성과 재교육 시스템을 개선하고, 민간의 다양한 전문가 집단을 활용해 수업 콘텐츠와 교재를 다변화해야 할 것이다. 또한 대학입시 제도 역시 이 같은 선택형 교육과정을 반영할 수 있도록 점진적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모든 학생이 똑같은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학생이 자신에게 맞는 공부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진정한 교육 혁신이다. 공교육은 이제 아이들에게 더 많은 자유와 선택을 보장해야 하며, 그 선택을 책임지고 지원하는 체계로 변화해야 한다. 본 정책은 그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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