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제안

국민의 목소리, 새로운 시작의 첫걸음
이재명 대통령이 듣겠습니다.

경포호를 람사르 습지로 등재해주세요. 개발압박으로부터 구해주세요.

안녕하세요 대통령님. 저는 강릉에 살고 있는 30대 청년입니다. 저는 강릉에서도 아름답고 유명한 경포호 옆에 살고 있습니다. 몇해전 결혼을 한 후 남편과 이곳에서 함께 터를 잡고 살고 있어요. 저희 부부는 매일 아침 경포호수를 뛰고, 걷고, 자전거를 타며 아름다운 호수의 사계절을 원없이 볼 수 있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신혼생활을 했습니다. 그런데 작년부터 김홍규 강릉시장이 150미터에 달하는 '인공분수'를 이곳 경포호에 설치하겠다고 한 뒤로, 저희 부부의 삶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작년부터 매주 다른 시민들과 함께 경포호를 지키기 위한 시민모임에 나가고 있어요. 이 개발 공약은 정말로 문제가 많습니다. 1. 강릉시장은 이 분수를 경포호의 수질개선을 위한 '수중폭기시설'이라고 주장합니다. 즉, 수질을 정화하기 위한 정화분수라는 표현을 쓰고 있어요. 그런데 이건 사실과 다른게, 경포호의 수질은 나쁘지 않습니다. 물론 인간의 기준으로 보면 1급수여야 깨끗하다고 생각하겠지만, 경포호는 본래 담수와 바닷물이 서로 섞이는 석호인데다, 계절마다 담수의 유입과 염수의 유입, 그리고 바람의 영향 등등으로 수질의 상황은 조금씩 부침을 겪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아 매우 '양호한' 상태입니다. 단지, 최근 온난화의 영향으로 6월부터 7월초까지 급격히 날씨가 더워질때 호수에 녹조가 생기긴 하지만, 매해 그래왔듯 조금 걷어주면 8월부터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겨울에는 말그대로 거울처럼 깨끗한 '경호'를 볼 수 있어요. 그런데, 강릉시는 최초 볼거리용 관광분수를 설치한다고 했다가, 소규모환경영향평가에서 반려되자, 일주일만에 말을 바꾸어 '수질관리용 폭기시설'로 둔갑한 엉터리 제안서를 제출했습니다. 2. 진행 과정이 전혀 '민주적'이지 않습니다. 강릉시장은, 본인의 임기에 뭔가 내세울만한 것이 필요한지, 경포에 분수를 반드시 설치하겠다고 먼저 천명한 뒤에 형식적인 주민 설명회를 했습니다. 그곳에서도 반대를 하거나 우려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는 철저하게 묵살했고, 경포호 주변 상인들을 비롯 이해관계자들과 관변단체, 공무원들을 동원해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시민들을 비난했습니다. 한쪽으로 완전히 기울어진 주민 설명회였어요. 게다가 관변단체를 동원해 각 동네의 통장 반장들을 통해 주민동의서를 받았는데, 이게 무엇에 관한 동의인지 모르고 단지 통반장이 사인해달라고 하니 한 분들도 많았습니다. 또한 같은 단체를 동원해 강릉시 전체에 이에 대해 반대하는 시민단체를 비난하고, 일방적으로 분수설치를 찬성하는 현수막을 200개 넘게 동시다발적으로 걸기도 했습니다. 불법 현수막임이 분명해서 신고를 했는데도, 각 동네의 주민센터 담당자들은 짜증을 내거나, 미온적으로 처리하기 일수였습니다. 이에 대한 증거들은 차고 넘치며, 도대체 민주사회에서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인지? 믿기 힘들었습니다. 3. 250억~ 160억의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어야 하는 사업 강릉시장은 처음엔 250억이라고 하다가, 지금은 160억 정도를 이 사업에 투입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강릉에 살고 있는 청년으로, 과연 이런 막대한 시민 세금을 지금은 사양되어가는 인공분수사업에 투입해야하는지 정말 회의적입니다. 강릉 경포호 일대는 몇해전 심한 산불피해를 입었고, 아직도 그 훼손지가 그대로 방치되어 있습니다. 이런 막대한 비용은 그런 곳에 쓰여야 하지 않을까요? 경포를 살리기 위함이라면, 훼손지 복원비용과 경포호를 원형 그대로 보존하는 일에 쓰는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보다 설득력있는 관광개발방향이 아닐까요? 저희 부부는 최근 아이를 계획하고 있는데, 강릉시는 전국에서 출산이나 육아에 대한 지원율이 하위권입니다. 이뿐만이 아니라, 다른 세대를 위한 지원정책도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런 마당에, 백억이 넘는 세금을 볼거리 분수쇼에 밀어붙이고 있는 강릉시, 강릉시장의 행태를 이해할 수가 없어요. 4. 끊임없이 위협받는 동해안의 석호들, 람사르 습지 협약에 등재하여 지켜주세요. 속초 영랑호를 비롯하여, 동해안의 석호들은 끊임없이 개발압력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경포호에 분수를 설치하겠다는 생각조차도 근 20년동안 반복되고 있고, 지자체장이 바뀔때마다 1순위 개발지 후보에 꾸준히 오르고 있습니다. 동해안의 석호들은 그 보존 필요성이 세계적인 수준입니다. 담수와 염수가 섞이는 이런 자연 석호는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합니다. 여러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은 동해안의 석호가 람사르 습지 협약 조건을 충족하고도 남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신청권자가 <환경부> 입니다. 대통령님께서 동해안의 석호들을 람사르 습지로 신청하는데 도와주세요. 동해안의 석호들이 계속해서 개발 위협을 받지 않고, 그 생태적 가치를 인정받아 그것을 발판으로 관광역시 발전해 나가도록 발판을 만들어주세요. 순천만 역시 끊임없이 개발위협에 시달렸지만, 습지를 보호하기로 결정 한뒤에 완전한 생태관광지로서 지금은 전국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 쉬어가는 곳이 되었습니다. 경포호도 그렇게,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오랫동안 그 모습 그대로 쉬어갈 수 있는 호수가 되도록 도와주세요. 정리하자면, 경포호 및 동해한 석호를 람사르 습지로 등재할 수 있게 해주세요. 신청권자가 환경부입니다. 도와주세요. 검토해주세요. 경포호가 일부 인근 상인들에게 관광이익이 되는 호수가 아니라, 국민 모두가 언제든 힘들때 기댈 수 있고 쉴 수 있는 지속가능한 생태호수가 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앞으로 태어날 대한민국의 후손들도 개발되지 않은 경포호의 온전한 모습을 볼 수 있게 해주세요. 호수의 물이 더러워 분수를 설치해서 정화해야한다는 근거 없는 개발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동해안 석호들을 클러스터로 묶어 람사르 습지에 등재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주세요. 호수를 지키고자 지난 겨울부터 받은 서명이 모두 1만명이 넘습니다. 관변단체를 동원해 받은 수치와는 질적으로 다릅니다. 부디, 경포호를 꼭 기억해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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