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대통령님께,
11만 1,493명의 서명 참여자와 '일베폐쇄 서포터즈'를 대표하여 간절한 마음으로 제안합니다.
서부지법 폭동의 주된 모의장소가 되었던 일베와 디씨 내란3갤(국민의힘갤러리,국민의힘비대위갤러리,미국정치갤러리)을 폐쇄해주십시오. 그리고 온라인 공간의 혐오와 차별을 막을 실질적 대책을 마련해주십시오.
모두가 사라진 줄 알았던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는 여전히 월 방문자 3,600만 명에 달하는 거대 커뮤니티입니다. 그 안에서는 5.18 민주화운동과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조롱하고, 여성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는 반사회적 행태가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여성에 대한 성희롱은 일상이며, 성범죄를 모의하고 실행한 뒤, 인증하기도 합니다. 공공연히 정치적 테러와 암살을 선동하고 모의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현재의 온라인 공간은 혐오와 차별에 대한 적절한 규제가 이뤄지지 않아 무정부 상태나 다름 없습니다. 이러한 “일베 문화”는 일베 밖으로 퍼져나가 다른 온라인 공간들을 “일베화” 시켰습니다.
이들의 행위는 온라인에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단식 농성 중인 세월호 유가족 앞에서 '폭식 투쟁'을 벌였습니다. 불법촬영물 공유, 성범죄 인증 등의 패륜적인 범죄를 저지르던 이들은 결국 서부지법을 파괴하는 내란성 폭동까지 벌이며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했습니다.
또한 “일베 문화”는 초등학교 교실에까지 스며들어 미래 세대를 병들게 하고 있습니다. “계집신조”라는 입에 담기도 저열한 여성에 대한 혐오 표현이 놀이 처럼 번져나가고 있습니다.
일베의 폐쇄는 일베의 이용자들이 조작, 왜곡된 사실로 점철된 극우커뮤니티에서 벗어날 계기가 될 것입니다. 정신적 노예, 특정 세력의 도구가 아닌 민주시민으로 살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제지가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많은 폐쇄 청원이 있었지만, “12.3 내란”과 “서부지법 폭동”이라는 헌정 질서를 무너뜨리려는 명백한 시도가 벌어진 뒤라는 점에서 이전까지의 청원과는 다릅니다. 더이상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관할 수 없습니다.
서명운동에 동참한 42,462명의 시민 의견을 분석한 결과, '사회질서 파괴'(25.9%)와 '혐오표현 확산'(22.7%)을 가장 심각한 문제로 꼽았습니다. 응답자는 모두 즉각적인 '사이트 폐쇄'를 요구했습니다. 이는 더 이상 신고 받은 개별 게시물 삭제 같은 미온적 대처가 아닌, 문제의 근원을 제거해달라는 국민의 명령이었습니다.
현행법은 피해 개인이 특정되지 않으면 처벌이 어렵고, 온라인 플랫폼의 자율규제는 실질적인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한계가 명확합니다. 이제는 국가가 나서야 합니다.
일베폐쇄와 함께, 다음과 같은 조치가 실현되어야 합니다.
첫째, ‘N번방 방지법’을 개정하여 혐오표현을 근절해주십시오.
현행 ‘N번방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은 불법촬영물에만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 법의 적용 대상에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표현’을 포함시켜 주십시오. 플랫폼 사업자에게 혐오표현 유통을 방지할 기술적·관리적 의무를 부과하고, 이행하지 않을 시 강력히 처벌해야 합니다.
또한, 플랫폼 사업자에게 AI 기반의 능동적 모니터링을 의무화 해야 합니다. 사용자 신고에만 의존하는 수동적 대응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혐오표현에도 자동 탐지 및 필터링 시스템이 도입되어야 합니다.
둘째, 실효성 있는 제재 방안을 마련해주십시오.
해외 사업자 규제의 허점을 보완해야 합니다. 텔레그램을 포함해 국내 대부분의 불법 사이트는 ‘외국 기업’이라는 허점 속에 활동합니다. 현행 '매출액' 기준은 기준도 높을 뿐더러, 해외 기업의 특성상 매출액을 속이기 쉬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대신, EU의 디지털서비스법(DSA)처럼 '월간 활성 이용자 수'를 기준으로 더해 규제 대상을 정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구글, 메타, 텔레그램 등 해외 빅테크 기업에도 실질적인 법 집행력을 확보하고, 의무 불이행 시 연 매출 일부를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강력한 제재 수단을 마련해야 합니다.
셋째, 국가가 책임지는 혐오범죄 피해자 보호 시스템을 구축해주십시오.
경찰청 내 '혐오범죄 전담 수사팀'을 신설하고, 법무부·여가부 등이 연계하여 법률, 심리, 의료를 지원하는 '원스톱 통합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경찰과 국가 시스템에 대한 불신’으로 신고를 주저하는 피해자가 많습니다. 피해자가 안심하고 기댈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을 마련해야 합니다.
저희는 단순히 사이트의 폐쇄만을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혐오가 아닌 존중이, 차별이 아닌 다양성이 온라인의 기본값이 되는 대한민국을 원합니다. "혐오할 자유가 아닌, 혐오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사회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다"는 한 시민의 호소를 외면하지 말아 주십시오.
공원에 쓰레기를 계속 무단 투기하는 사람과 그를 방조하는 관리자가 있습니다. 쓰레기를 하나씩 주워 담기만 하면 문제가 해결되기는 커녕, 다른 공원도 쓰레기장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지난 15년 동안 온라인 공간은 혐오와 차별의 거대한 쓰레기장이 되었습니다. 일베 폐쇄는 내란청산과 사회대개혁의 중요한 상징이 될 것입니다.
11만 시민의 간절한 외침에 행동으로 응답해주십시오.
대한민국이 혐오가 아닌 존중의 나라라는 것을 함께 보여주십시오.
일베폐쇄 서포터즈 단장 박태훈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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