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부산의 한 종합병원에서 근무 중인 간호사입니다.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저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수많은 간호사들이 매일같이 겪고 있는 절박한 현실을 전달드리고 싶어서입니다.
현재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간호관리료 차등제’ 기준에 따라 간호사 1명이 평균 10명의 환자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희 병원 역시 한 병동에 40명의 환자가 있으며, 기능적 분담제를 도입해 차팅 간호사 2명, 액팅 간호사 2명, 총 4명이 이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간호사 1인당 10명’이라는 숫자는 겉으로 보기엔 가능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릅니다. 실시간으로 변동되는 수술, 처치, 시술 등의 처방에 대응하다 보면 점심시간은커녕 기본적인 휴식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날이 대부분입니다. 앉아서 물 한 모금 마시기도 어려운 근무 환경 속에서, 간호사들은 하루 8시간이 아니라 10시간, 12시간 넘게 ‘쉴 틈 없이’ 일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대체 인력이 전혀 없다는 점입니다. 누군가 아프거나 경조사가 생겨 결근하게 되면, 3명이서 40명의 환자를 감당해야 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집안일이 생겨도, 아파도, 죄인이 되는 현실 속에서 간호사들은 마치 병원을 움직이는 ‘기계’처럼 몸과 마음을 갈아 넣으며 일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다른 선진국들처럼 간호사 1명당 6명의 환자를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간호사 1명당 8명의 환자만이라도 법으로 명확히 정해 주십시오.
그리고 근무 중 최소한의 휴식시간, 식사시간만이라도 보장받을 수 있도록 법적 장치를 마련해 주십시오. 간호사의 휴식은 단순한 권리가 아니라, 환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제발, 밥 한 끼 거르지 않고, 단 한 명의 환자라도 더 정성 들여 돌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세요.
간호사로서, 사람을 돌보는 일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이제 정말 변화가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다음과 같이 정책을 제안합니다.
1. 간호사 1인당 담당 환자 수를 "8명 이하"로 법제화해 주십시오.
: 현재 1인당 10명 이상을 맡고 있는 현실은 환자 안전과 간호사의 건강을 위협합니다.
2. 간호사의 근무 중 최소한의 휴식시간과 식사시간을 법적으로 보장해 주십시오.
: 의료인의 ‘휴식’은 단순한 복지가 아니라, 환자 생명을 지키기 위한 기본 조건입니다.
간호사 이전에 한명의 사람으로써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환자를 돌보다 내가 환자가 되지 않도록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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