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확대 논란이 촉발되었을 때, 전공의들은 집단 사직했고,
의대생들은 조직적으로 휴학계를 제출하며, 전국 의료기관의 진료체계는 마비 직전까지 치달았습니다.
이는 언론과 정부, 국민 모두가 기억하는 “의료대란”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시기, 간호사들은 어땠습니까?
간호대 정원은 아무런 사회적 논의 없이 매년 확대되었고,
간호사들의 처우 개선과 간호법 제정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간호사들은 그럼에도 자신의 청춘과 건강을 갈아넣으며
환자 곁을 끝까지 지켜냈습니다.
이는 단 한 시기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도, 감염의 두려움 속에서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환자를 돌봤던 것은 간호사였습니다.
장비가 부족해도, 인력이 모자라도, 돌아설 수 없었던 이들.
그러나 간호사들의 이런 행위는 늘 ‘헌신’이라 불리며 제도적으로는 보상 받지 못하고,
사회적으로는 주목 받지 못한 채 당연시되었습니다.
의사들이 목숨 걸고 ‘정원 확대’를 반대한 동안,
간호사들은 말없이 ‘무한 정원 확대’를 견뎌야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그들은 환자 곁에서 조용히 죽어가고 있습니다.
‘나오데(NOD)'는 임상 간호 현장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대표적인 고강도 연속 근무 스케줄입니다.
아침 퇴근한 당일 그날 밤에 다시 출근하는 나이트 연속 근무와 함께,
나오데는 아침 퇴근한 당일이 휴일로 들어가 바로 다음날 새벽에 출근하는 스케줄입니다.
표기상으로는 ‘휴일(Off)’가 포함되어 있는 형태이나,
실제 근무자 입장에서는 전일 밤샘 근무에 따른 탈진 상태로 하루를 소진하게 되며,
실질적인 회복이나 생체리듬 조절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즉, ‘나오데’는 36시간 내 두 차례 교대 근무를 강행하는 고위험 스케줄로,
임상 간호사의 건강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뿐 아니라,
의료서비스의 질과 환자 안전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회복 불가능한 피로 누적, 야간 근무 후 다음 날 아침 재출근은
정상적인 수면·식사·회복이 불가능한 일정을 강제합니다.
이는 심각한 생체리듬 붕괴, 면역력 저하, 감정노동 증가를 유발합니다.
행정상 ‘오프(Off)’로 표기되지만, 현장 간호사들에게 이 휴일은
실질적으로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 휴일'입니다.
‘나오데’는 단순한 듀티 배치의 문제가 아니라,
간호사를 장기적으로 소진시키고, 의료현장의 지속 가능성을 해치는 비정상적 근무 체계입니다.
이와 같은 스케줄이 구조적으로 방치되는 한,
간호사의 건강권과 환자의 생명권은 모두 위협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간호사 처우개선을 위한 "진짜 간호법", 간호사, 환자 모두의 안전을 위해 반드시 제정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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