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대선 토론회에서 언급된 데이터센터와 전기저장장치(ESS)
지난 대선토론회에서 대통령님이 말씀하신 “재생에너지에서 생산된 전기를 데이터센터에서 쓰도록 하고, ESS를 이용하여 저장하였다가 사용하면 된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데이타센터에서는 더욱 정교한 주파수와 위상의 전기가 필요합니다. 현재의 전력망 기술로는 간헐적이고 불안정한 재생에너지만으로는 데이터센터를 기동할 수 없습니다.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간헐적인 전기는 직류저장장치인 ESS에 모았다가 필요할 때 인버터를 통해 60Hz 주파수의 교류전기로 바꾸어 사용하게 되는 것이지요. 궁극적으로 데이터센터에서 재생에너지가 생산된 전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지능형 전력망인 스마트그리드가 구현되어 재생에너지의 간헐적 발전특성을 상쇄시킬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ESS는 구축 비용이 많이 듭니다.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적인 전기특성을 보완하는 장치로 ESS를 사용하려면 재생에너지 설치비 보다 비싼 전력 안정비용이 드는 셈입니다. ESS에 가격이 싼 폐배터리를 이용하는 방안은 아직 우리나라는 폐배터리 양도 많지 않고, 화재의 위험성이 크기에 적용이 어렵습니다.
2. 소형모듈원전(SMR, Small Modular Reactor)에 대한 언급
소형모듈원전(SMR, Small Modular Reactor)은 기존 대용량 발전 원자로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300MW(메가와트) 이하의 전기 출력을 가진 소형 원자로를 의미합니다. 표준화된 모듈 개념으로 건설하면 안전성과 기술성, 활용성 등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아래 2000년대 중반 이후 미국에서 처음 개발되기 시작했습니다
SMR은 대형 원전 시설에 비해 물리적 공간을 덜 차지해 장소의 제한을 덜 받으며 따라서 분산 에너지 환경에 적합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대량생산시설이 준비되어, 마치 블록을 찍듯이 SMR을 생산하게 된다면, 대형 원전보다 건설 기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소형 원자로를 여러 개 묶어 원하는 발전량으로 쉽게 확대하거나 축소할 수 있는 장점을 이야기합니다. 크기가 작은 만큼 방사능 유출 사고가 발생했을 때 대응 구역이 작고 안전하다고 합니다. 이렇게 소형 원전의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 곳은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등 기존에 대형 원전을 보유한 나라들입니다.
그러나, SMR은 현재 기술로는 대형 원전에 비해 발전 효율이 현저하게 낮고 단위당 발전비용이 훨씬 높습니다. 당분간은 블록 생산하듯이 대량생산할 수 있을 만큼 수요가 많을 수도 없습니다. 또한, 현재는 설계 단계이므로 건설이나 운영 경험의 부족으로 사고가 발생할 위험성이 아주 큽니다. 또 사용 후 핵연료인 방사능 폐기물을 분류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고준위폐기물 비율도 높은 편이기 때문에 상용화는 아직 큰 위험성을 담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혁신적 기술 개발이 이루어져 이러한 단점들이 보완 되어야만, SMR이 분산 에너지 시대의 주요 기술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이 웨스팅하우스랑 원전업체들을 일본 등에 팔아버리고 SMR에 집중했던 것도 핵잠수함 등을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짐작하고 있습니다.(한때 일본 도시바에 매각되었던 웨스팅하우스는 도시바의 도산으로 캐나다 자본으로 넘어갔다가 코인업체 자본을 통해 미국회사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차라리 SMR이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안전한 기술이 되기를 기다리는 것보다 핵융합기술이 상용화 되기를 기다리는 것이 빠를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3.한국의 원자력 발전비용이 싼 이유
한국전력거래소의 발전 단가 자료를 보면, 2021년 기준 1Kw/h에 태양광은 93.4원, 풍력은 99.3원, 원자력은 56.1원이며, 연료 비용이 높은 편인 LNG는 94.4원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International Renewable Energy Agency)의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태양광 발전의 평균 발전 단가는 1kWh에60원, 육지 풍력 발전은 43원, 화력 발전은 87원이고 원자력이 제일 높다고 합니다. 이처럼 OECD 대부분의 국가에서 원자력발전요금이 석탄이나 가스발전보다 높고 태양광발전이나 풍력발전보다도 높은데 왜 우리나라 원자력 발전요금은 이들 국가들보다 훨씬 작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우리나의 원자력 발전요금이 사고 발생 위험 비용과 원전을 다 사용한 다음 폐기시에 발생하는 원전 해체비용과 환경 복구 비용, 그리고 사용후핵연료 처분비용이 아주 적게 반영되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기존의 건설된 원전건설비용(1GW 1기당 4~5조)보다 안전설계 비용과 이를 위한 건설비용 등이 증가하여 현재는 1GW 1기당 이보다 훨씬 높은 8~10조를 반영하여야 합니다.
일례로 사고 발생 위험 비용으로 우리나라의 한수원은 원자력손해배상책임보험과 원자력손해배상 보상계약으로 각각 원전 부지당 500억 원씩의 보험비용만 계산하고 있는데, 이는 일본의 35분의 1, 미국의 8분의 1 수준에 불과 하다고 합니다. 더 큰 문제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피해 복구 및 비용이 최소 81조 원에서 121조 원에 이르는 점을 감안한다면, 부지당 500억원의 비용은 터무니없이 낮은 금액인 셈이죠. 또한, 원전 1기당 해체비용이 4,000억원만 반영하였는데, IEA나 유럽국가에서는 1조 이상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또 한가지 중요한 사실은 우리나라는 사용후핵연료 임시 저장시설이 포화상태에 도달하여, 중간저장 및 영구처분 시설 확보가 시급한 상황입니다. 2012년 일본 원자력위원회는 사용후연료를 지하에 영구격리 처분하는 비용을 최소 185조 원을 산정했는데 이렇게 일본기준으로 우리나라의 비용을 산정하면 국내의 경우 원전이 26기인 점을 감안해 추정하면 81조 원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사용후핵연료 처분에 소요되는 비용을 23조 원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원전의 드러나지 않은 비용 보고서 자료)
이러한 비용을 모두 따진다면 우리나라의 원전발전비용이 재생에너지보다 높아지게 되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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