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학교는 서울 강서구 지산학원 산하의 일반 사립고 입니다. 저는 과학동아리의 부원입니다. 저희는 2024년부터 삭감된 예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2024년부터 이전에 비해 절반 넘게 삭감돠 연 10만원의 예산으로 12명이 생명과학 실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물품 구매만으로 예산이 소진되기에 동아리라고 하기조차 어려운 수준의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 학기초, 예산이 연 3만원으로 삭감 통보되었으나 물리,화학,생명과학 선생님분들의 호소로 5만원 선은 지켰습니다. 돈이 뭐이리 많이 드냐 하실수도 있겠지만 실험물품은 필요한 만큼만 파는 곳이 없습니다. 배지 2~3개만 사도 1년 예산의 25%가 사라집니다. 올해 첫 실험은 부원들의 돈을 십시일반 걷어 겨우 진행했습니다. 없는 형편이기에 녹슨 실험도구를 교체하지도 못하고, 굳어서 쓰지 못하는 가루들과 점점 비어가는 실험실 창고와 함께, 저희 동아리는 폐부의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저출산으로 매년 입학생이 5~10명씩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 머릿수가 줄어든 만큼 예산도 줄었다고 교장선생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그동안의 행실과 수십년간 쌓아온 재단의 범죄이력을 보아 전혀 신뢰없는 말이지만, 학생은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일반고를 재학하는 자연계열/이공계열 학생들은 과학고나 영재고 학생들과 경쟁상대가 되기 어렵더라도, 주어진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험조차 앗아간다면, 학생들 간의 교육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 입니다.
그래서 저는 정부에서 학생들 간의 교육격차를 해소하고 학습에 열정을 가지고 충분한 준비가 된 학생들 누구에게나 실험을 통해 탐구하고 학습할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도록, 일반고 과학동아리를 대상으로 인원에 상관없이 예산이 일정액 이상 배정되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안되면 일반고 과학 동아리끼리 실험물품을 공동구매하거나 하는 방식으로 물품이라도 낮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붙이는 말
학교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얘들아 미안하게 되었지만, 이제는 12명이서 1만원으로 실험을 하게 되었다.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작금의 입시현실과 교육환경을 조성하신 분들을 포함한 지난 수십년과 현재의 교육 당국자 여러분께, 제가 자연계열 고교생으로 감히 한마디 올립니다.
학교도, 가족도, 저도 돈이 없습니다. 사람도 없습니다. 동아리도 곧 없어지게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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