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내 문화예술교육, 위기인가? 미래인가?
-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 예산 복원 및 확대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
존경하는 이재명 대통령께.
저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의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 진행하는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예술인으로서, 현재 공교육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심각한 위기를 절박한 심정으로 알리고자 이 글을 씁니다.
윤석열 전 정부의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 예산 대폭 삭감으로 인해, 이 사업은 2025년 현재 존폐의 기로에 놓여 있습니다. 2023년 574억 원에 달했던 국고 지원 예산이 2024년 287억 원으로 절반가량 줄어들더니, 2025년에는 불과 80억 원으로 86% 가량 대폭 삭감되는 참담한 현실에 직면했습니다. 이로 인해 2025년 학교예술강사의 평균 '연봉'은 310만 원(예상)에 불과하며, 사업 기간마저 기존 10개월에서 5개월(4월 21일~9월 30일)로 축소되어 9월 30일이면 학생들이 문화예술 수업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이는 단순한 예산 조정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난 26년간 학교 현장에서 꾸준히 이어져 온 문화예술교육의 근간을 흔들고, 우리 아이들의 균형 잡힌 성장을 가로막는 중대한 결정입니다.
왜 학교예술교육은 지속되어야 하는가?
문화예술교육은 단순한 취미 활동이 아닙니다.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에 필수적인 핵심 역량을 길러주는 교육입니다.
창의성 및 문제 해결 능력 함양: 예술 활동은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표현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창의적 사고력을 길러줍니다. 급변하는 시대에 필요한 유연한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정서적 안정 및 사회성 발달: 문화예술은 아이들의 감수성을 풍부하게 하고, 내면의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도록 돕습니다. 또한, 협동 작업을 통해 타인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사회성을 함양하며, 긍정적인 자아개념을 형성하는 데 기여합니다.
균등한 교육 기회 제공: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은 경제적, 지리적 여건과 관계없이 모든 초, 중, 고등학교 학생들이 양질의 문화예술교육을 접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입니다.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도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교육 불평등 해소에 기여합니다.
문화예술 향유의 기반 조성: 어려서부터 문화예술을 접하며 즐거움을 느끼고 친숙해지는 경험은 평생에 걸쳐 문화예술을 사랑하고 향유하는 시민으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됩니다.
예산 삭감이 초래할 심각한 결과:
현재의 예산 삭감은 다음과 같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학생들의 문화예술교육 기회 박탈: 2025년 9월 30일 이후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수많은 학교에서는 문화예술 수업이 중단되어 아이들은 더 이상 학교에서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를 경험할 수 없게 됩니다. 이는 아이들의 전인적 성장을 저해하고, 잠재된 재능을 발굴할 기회를 빼앗는 것입니다.
예술강사들의 생존권 위협 및 예술 생태계 붕괴: 최저생계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입과 불안정한 고용은 예술강사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숙련된 예술가들이 학교를 떠나게 되면, 장기적으로는 우리 사회 문화예술교육의 질적 저하와 예술 생태계의 붕괴로 이어질 것입니다.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 저해: 학교예술강사들은 학교 교육을 넘어 지역 사회의 문화예술 행사와 연계하여 활동하며 지역 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사업 축소는 지역 단위 문화예술 활성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존경하는 이재명 대통령님, 부디 이 위기를 직시해 주십시오.
「문화예술교육 지원법」 제3조는 “모든 국민은 나이, 성별, 장애, 사회적 신분, 경제적 여건, 신체적 조건, 거주지역 등과 관계없이 자신의 관심과 적성에 따라 평생에 걸쳐 문화예술을 체계적으로 학습하고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를 균등하게 보장받는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5조의 2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문화예술교육의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그에 필요한 지원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국가는 국민의 문화예술 향유와 창조력 함양을 위한 교육을 보장할 책무가 있습니다. 현재 예산 삭감 문제가 지속되고 추경에 반영이 되지 않는 문제는 이러한 법적 책무를 방기하는 행위이자, 미래 세대의 성장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이에 저는 다음과 같이 강력히 요구합니다.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 예산을 즉각적으로 복원하고 대폭 확대해 주십시오.
◉2023년 수준 이상의 예산 확보를 통해 사업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야 합니다.
◉공교육 내 문화예술교육의 지속성을 보장하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주십시오. 일회성 예산 편성 논리가 아닌,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련 법규를 정비해야 합니다.
◉학교예술강사의 처우를 개선하고 고용 안정성을 확보해 주십시오. 숙련된 예술가들이 교육 현장에서 자긍심을 가지고 활동할 수 있도록 합당한 대우를 보장해야 합니다.
부디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관점에서 학교 문화예술교육의 중요성을 재고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우리 아이들이 예술을 통해 더 행복하고 창의적인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재명 대통령의 현명한 판단과 적극적인 지원을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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