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은 상투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오히려 지금 대한민국이 이 기본에 대한 신뢰를 상실했다는 사실을 방증합니다.
기본과 원칙, 상식과 교양, 도덕과 정의가 바로 설 때에야 비로소 우리 사회는 서로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출발선에 설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의 현실은 실로 처참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참혹하다는 말로도 부족할 지경입니다.
우리는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속에서 신뢰의 바탕이 무너졌고, 사회라는 배는 이미 곳곳에 구멍이 뚫린 채 침몰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많은 재산을 발밑에 쌓아두었다 한들, 이 배가 가라앉는 한 누구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결국 우리는 같은 배 안에 함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필요합니다. 이제는 말뿐인 낙수효과가 아니라, 실질적 낙수효과를 증명해야 할 때입니다.
그동안 충분히 누리고 쌓아온 부와 권력은 이제 사회 전체의 순환과 공정한 기회로 환원되어야 합니다.
이 기형적으로 기울어진 운동장 위에서는 누구도 삶의 의미를 온전히 붙들 수 없으며, 결국 모두가 방황할 수밖에 없습니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입니다. 나태와 부패의 악취는 머지않아 우리 모두를 질식시킬 것입니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표방합니다. 그러나 국민의 의식 수준이 성숙하지 못한 채 머문다면, 그 민주주의는 사실상 우민정치에 불과합니다.
아무리 탁월한 지도자가 혼신을 다해 나라를 이끈다 한들, 독재국가가 아닌 이상 국민 스스로가 자정 능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그 헌신은 소진되고 우리는 끝없는 나락으로 다시 추락할 것입니다.
이제는 더 이상 남의 희생에 기대어 살아갈 수 없습니다. 국민 스스로가 기본과 상식을 회복하고, 공공선과 책임의식을 일상 속에서 실천해야 합니다.
정부는 형식적 교육에 머물지 말고 비판적 사고력과 시민 윤리교육을 강화하고, 공정한 기회 보장과 권력·부의 독점 구조 개혁을 국가 운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합니다.
국민은 성숙한 유권자로서 스스로를 검증하고, 제도를 감시하며, 연대와 공정의 가치를 삶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민주주의는 국민 수준 이상으로 결코 성장할 수 없습니다. 지금이 마지막 기회입니다.
이 배를 함께 살릴지, 함께 침몰할지는 결국 우리 모두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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