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 교육, 왜 학교도서관 없이 말합니까?
독서교육 정책, 지금 다시 짜야 할 때입니다
전국사서교사노동조합(위원장 박장순, 이하 전국사서교사노조)은 교육의 근간이자 미래 사회의 핵심 역량인 문해력 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학교도서관 정책 혁신이 절실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다음의 4대 정책 과제를 제안합니다.
# 전국사서교사노조가 제안하는 4대 정책 과제
1. 독서교육 정책 구조 개선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독서교육은 단순한 책 읽기를 넘어 통합적 학습 활동으로 운영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독서교육의 목적과 개념을 ‘문해력 중심의 통합 교육’으로 확장하고, 학교도서관이 문해력·정보활용 능력·비판적 사고력·자기주도 학습력을 기르는 교육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법적 지위, 예산, 인력, 교육과정 연계 체계를 명확히 정비해야 합니다.
학교도서관은 학생이 교과서 밖의 다양한 정보 자료를 탐색하고, 질문하며, 배경지식을 확장하는 탐구 기반 학습 공간입니다.
따라서 정보자료 탐색, 주제 중심 학습, 질문 생성 활동이 이루어지는 학교도서관 기반 독서교육 체계는 학습자 중심 교육을 실현하는 핵심 조건이 됩니다.
이러한 독서교육이 일관된 방향성과 교육적 전문성을 갖고 운영되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구체적인 실행 기반을 정책적으로 마련해야 합니다.
2. 사서교사 교육 활동의 실행 기반 마련
문해력 교육을 실행할 수 있는 주체로서, 사서교사가 독서교육 및 정보활용교육을 담당할 수 있도록 적정 수업 시수 확보, 협력수업 및 프로젝트형 수업 제도 마련, 교육자료 및 연수 지원 등 실질적 실행 기반을 조성해야 합니다.
> 사서교사들은 이를 위해 자체 교육과정을 연구하고 있으나, 국가적인 지원 없이는 특정 학교, 특정 교사만의 수업이 될 뿐입니다.
모든 학생들이 교과 협력 수업과 독립적인 탐구 수업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 및 제도적 여건을 개선해야 합니다.
3. 사서교사의 교육적 역할 명확화
사서교사의 교육적 역할은 법적으로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학교도서관 진흥법 및 시행령 개정을 통해 사서교사의 교수·학습 주체로서의 지위를 명확히 하고, 교육과정 내 수업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강화된 사서교사의 역할을 바탕으로 사서교사 양성 과정과 배치 기준을 개정하고, 안정적인 정규 임용 및 배치를 추진해야 합니다. 사서교사는 단순한 운영 인력이 아니라, 공교육의 질을 높이는 핵심 교원입니다.
4. 학교도서관 담당 교육전문직 배치
마지막으로 한 가지 제안을 더하자면, 시도교육청 단위에 학교도서관 담당 교육전문직을 배치하여 지역 단위 독서교육 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 실효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2025년 2월 20일 기준, 시도교육청 학교도서관 담당 부서 직원 41명 중 사서교사 출신은 단 1명, 학교도서관 경험이라도 있는 장학사는 7명 뿐이었습니다.
사서교사 출신 교육전문직은 지역 내 독서교육과 문해력 교육 운영의 주춧돌이 되어 정책 실행을 뒷받침하는 실무 핵심 인력이 될 것입니다.
# 지금, 왜 문해력 교육이 중요한가?
문해력은 단순히 글을 읽고 쓰는 능력을 넘어서, 사회적 참여 능력을 높이고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데 중요한 기반입니다. 최근 문해력이 교육계의 핵심 화두로 떠오르고 있지만,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이를 체계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정책과 지원이 부족합니다. 문해력 교육은 결국 교육 기회의 평등을 보장하고, 모두가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핵심 수단입니다.
무엇보다, 문해력은 디지털 전환 시대의 핵심 기초 역량이기도 합니다. 현 정부의 주요 과제인 디지털 혁신과 AI 교육도 결국 정보 이해력, 비판적 사고력, 맥락 파악 및 소통 능력 등 문해력에 기반해야만 실질적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정보를 읽고 해석하며,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모든 과정에는 복합적 문해력이 필요합니다.
# 학교도서관, 문해력 교육의 최적 공간
독서교육의 본질은 문해력 학습으로, 이는 학생의 기초 학력 증진과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 향상으로 이어지는 핵심적인 교육입니다. 학생들은 학교도서관을 통해 교과서 중심의 수동적인 학습을 넘어, 다양한 정보 자료를 활용하여 스스로 탐구하고 생각하며 배우는 경험을 합니다. 이는 단순한 읽기 능력을 넘어서, 문제 해결력과 자기주도 학습 능력, 비판적 사고력 등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핵심 역량을 길러주는 중요한 교육 과정입니다.
사서교사는 이러한 학교도서관을 기반으로 문해력을 길러내는 교육 주체로, 디지털 시대에 더욱 중요해지는 탐구 기반 학습과 통합교육의 핵심 교원입니다. 학생들에게 질문 생성, 정보 탐색, 선별, 평가, 표현에 이르는 전 과정을 지도하며 정보 활용 능력을 기르기 위한 교육을 수행합니다. 또한 진로와 연결된 독서 설계, 주제탐구 활동, 매체 분석, 토론과 글쓰기 지도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사고 확장과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지원합니다.
#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현재 학교 현장에서의 독서교육은 독서 습관 형성이나 단순한 책 읽기 활동에 머무르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독서교육의 실행 체계는 교육과정, 인력, 예산 등이 분산되어 일관된 추진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무엇보다 2024년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전국 국공립학교에 정규직으로 배치된 사서교사는 전체의 15.6%에 불과합니다. 일부 교육청은 사서교사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기간제라도 배치하려 하지만, 감사에서 문제로 지적될 것을 우려하여 이를 꺼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독서교육과 문해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현실 속에서, 정작 이를 담당할 교사는 배치하지 않는 현실은 모순입니다.
# 도서관은 국가의 미래
"한 나라의 미래를 보려면 그 나라의 도서관을 보라"는 말이 있습니다. 도서관에 대한 국민과 정부의 인식은 곧 그 사회가 문화와 삶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독서는 모든 문화의 시작점이자, 평등하게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입니다. 도서관의 공적 역할을 강화하는 것은 곧 미래를 위한 문화 역량을 키우는 일입니다.
또한 디지털 시대의 교육은 무엇보다 독서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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