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편사항(현황)
현재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성(姓)인 ‘김’의 경우 여권에 표기될 때 99.6%의 비율로 ‘Kim’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이는 실제 발음할 경우 ‘김’이 아닌 ‘킴’으로 발음되어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국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설명할 때 많은 혼란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k’로 표기하면서 ‘ㅋ’이 아닌 ‘ㄱ’으로 발음해 달라고 하면 그 사람들이 되려 “당신은 왜 ‘k’로 표기하면서 ‘ㄱ’으로 발음해 달라고 하냐?”며 반문할 것입니다. 맞는 말입니다. 영어는 명실공히 세계공통어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그 표기나 발음도 일관되게 적용해야 하고 적용받아야 하며 기존에 잘못된 표기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바꾸어 주어야 합니다. 늦었다고 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고 하는 말도 있듯이 말이죠.
결론적으로 기본 원칙은 나의 이름이 세계공통어인 영어를 통해 누가 보더라도 같은 발음을 할 수 있도록 표기되어 본래의 발음대로 불리어지도록 수정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기존의 표기를 그대로 쓰기를 원하는 사람은 그대로 사용하면 되고요. 그래서 이것은 기본권에 관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또한 같은 ㄱ 문자표기를 초성과 종성을 다르게 표현하고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국’의 경우 ‘Guk’으로 표기하고 있는데 이것도 문자표기의 일관성의 원칙에 어긋나는 행태라 할 수 있겠습니다.
□ ‘불편사항’을 유지하는 법적 근거
여권에 있는 이름 ‘Kim’을 ‘Gim’으로 바꾸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더니 규정상 불가능한 상황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그 근거로
여권법시행령 제3조의2(여권의 로마자성명) ② 법 제7조의2제2항에서 “한글 성명의 개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란 다음 각 호의 사유를 말한다.<개정 2012. 9. 7., 2013. 3. 23., 2018. 4. 3., 2021. 7. 6., 2024. 1. 30.>
1. 여권의 로마자성명이 한글성명의 발음과 명백하게 일치하지 않는 경우. 다만, 여권의 로마자성명 표기에 대한 통계 상 해당 한글성명을 가지고 있는 사람 중 외교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기준 이상에 해당하는 사람이 사용하고 있는 로마자성명을 여권의 로마자성명으로 사용하고 있는 경우는 제외한다. 입니다.
외교부 여권과에서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규정 및 로마자 성명의 자유로운 변경을 허용할 경우, 범죄자 식별 곤란 등의 사유로 우리나라 여권 제도에 대한 대외신뢰도가 저하되어 사증 발급 제한, 출입국 심사 강화와 같은 국민 불편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시행령 개정이 불가하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기술적인 문제로 충분히 보완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국민이 주민등록 이전한 기록과 이름을 변경한 기록이 모두 주민등록초본을 통해 확인될 수 있는 것처럼 이것이야말로 아주 기초적인 기술적인 문제이지 절대불가결의 불가침 영역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제안 의견
사실 우리나라가 영문표기를 이런 식으로 쓰는 이유는 일제강점기의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은 지금도 ‘ㄷ’을 ‘t’로, ‘ㄱ’을 ‘k’로 사용하고 있고 이런 영향으로 우리나라도 그대로 사용하다가 몇 년 전에서야 이것을 제대로 바꿔서 이제는 수많은 공공기관과 자치단체가 사용하는 표기도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이미 새로운 표기법에 의거 바꾼 상황입니다. 대구(Taegu → Daegu), 부산(Pusan → Busan), 김포(Kimpo → Gimpo), 강남(Kangnam → Gangnam) 등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이름을 제대로 표기하는 문제는 단순한 표기 및 발음의 문제를 넘어 일제강점기의 잔재를 청산하는 역사적인 의미도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따라서 여권법시행령 제2조 2항 2호의 “다만, 여권의 로마자성명 표기에 대한 통계 상 해당 한글성명을 가지고 있는 사람 중 외교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기준 이상에 해당하는 사람이 사용하고 있는 로마자성명을 여권의 로마자성명으로 사용하고 있는 경우는 제외한다.”는 삭제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국회의 동의가 필요한 법 개정 사항이 아니고 대통령령으로 변경할 수 있는 시행령이므로 해당 부처(외교부)의 의지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바꿀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로 제안할 문제는 바로 받침에 들어가는 문자의 표기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국’의 표기는 현재 ‘Guk’으로 표기됩니다. ‘국’ 자체로 보면 위의 초성의 기역이나 종성의 기역이나 같은 ㄱ 표기인데 영문으로 표기할 때는 위는 g로 쓰고 아래는 k로 씁니다. 아래를 굳이 g가 아닌 k로 쓰는 이유는 받침으로 쓴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서일 텐데 한글에서는 같은 표기를 영문에서 굳이 다르게 표기하는 것은 일관성이라는 원칙에서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안하는 방안은 각 음절별로 맨 앞은 ‘대문자’로 표기하는 방법입니다. 한글이라는 것 자체가 음절로 표기되는 언어이기 때문에 이 방법을 사용한다면 대부분의 표기 문제는 해결되리라 봅니다.
예를 들어, 국길동은 GugGilDong, 기나영은 GiNaYeong, 박오라는 BagORa로, 국아영은 GugAYeong(Gukayeong으로 표기하면 구가영인지 국아영인지, 구카영인지 확신할 수 없음)로 표기하면 굳이 받침으로 표시하기 위해 같은 발음을 다른 문자로 사용하는 일은 없어집니다.
두 번째 제안의 법적 규정은 문화체육관광부 고시에 따른 ‘한글맞춤법’을 개정하면 됩니다.
김 씨의 표기는 킴(Kim)이 아니고 김(Gim)이며, 조 씨의 표기는 초(Cho)가 아니고 조(Jo)이며, 박 씨의 표기는 팤(Pak)이 아니고 박(Bag)입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인 그 누가 보아도 알 수 있게 그렇게 표기되고 그렇게 발음되어야 합니다.
적극적인 검토 및 반영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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