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대구에서 태어나 16년째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현장 간호사**입니다.
현재는 **경북 시골 지역의 정신과 폐쇄병동**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이 글을 통해 제가 마주하고 있는 **간호현장의 민낯**을 나누고자 합니다.
---
### 🩺 “간호법”이 시행됐지만,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정부와 국회에서 간호법이 통과되고, 많은 기대를 품었습니다. 그러나 **지방, 시골, 정신병원**, 특히 **비수도권 의료현장**에는 **전혀 체감되지 않습니다.**
저는 현재 **의사 없이, 환자 58명을 혼자서 케어하고**, **의사 대신 처방도 입력**하고 있습니다.
▶ 법적으로는 당직의사가 있어야 하지만, **현장에는 의사가 없습니다.**
▶ 응급 상황이 생기면 **직접 119에 연락하고, 저도 동행해야 합니다.**
▶ 그 사이 병동에는 **의료보조 인력 2명만 남습니다.**
이것이 정말 2025년의 대한민국 간호 현실인가요?
---
### ⏰ 저는 한 달에 8번, 24시간 근무를 합니다.
시골 병원이다 보니, **한 달 8회의 24시간 당직근무**를 서고 있습니다.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감정적으로 **완전히 소진**되지만, 구조는 전혀 바뀌지 않습니다.
▶ **포괄임금제**로 기본급은 120만 원 수준
▶ 나머지는 ‘당직비’, ‘야간수당’, ‘특근수당’ 명목
▶ **휴게시간은 서류에만 있고, 실제론 대기시간일 뿐입니다.**
▶ 이런 방식으로 **5년 동안 급여는 사실상 동결**되었습니다.
이 시스템은 **간호사를 ‘기계’처럼 쓰고 버리는 구조**입니다.
---
### 💸 돈 많이 받으면 괜찮냐고요?
일부에서는 말합니다.
“그래도 요즘 간호사는 400~500도 받는다던데.”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밤 근무 + 당직 + 연장근무 + 대체불가능 업무**를 통해
말 그대로 **뼈를 갈아넣어야** 겨우 그 액수가 나옵니다.
그조차도 **상대적 소수의 사례일 뿐이며**, 대부분은 **알바 수준의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
## 🧭 정책 제안
저는 단지 불만을 토로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다음과 같은 현실적인 정책이 절실합니다:
1. **의료취약지역 병원에 간호사당 환자 수 기준 법제화**
* 정신과 폐쇄병동 등 고위험군 대상 병동에 한해 간호사 1인당 환자수 제한을 법제화해야 합니다.
2. **간호사 '대기시간'을 노동시간으로 인정**
* 응급상황 대응 가능성이 상시 존재하는 병동에서는 ‘휴게’가 아닌 ‘대기’입니다. 명확한 기준 정립이 필요합니다.
3. **의료법 위반기관에 대한 사후적 처벌보다 선제적 지원 및 관리 강화**
* 당직의사 미배치, 포괄임금 악용 등에 대한 형식적 단속이 아닌 **실제 현장 점검 및 행정제재**를 강화해 주세요.
4. **지방 중소병원 간호인력 근속 지원 인센티브**
* 수도권 집중 문제를 해결하려면 지방 간호인력에게 **정책적 장기근속 유인**이 필요합니다.
5. **정신병동 간호사에 대한 정신건강·법률지원 시스템 마련**
* 고위험군 환자 케어에 대한 **상시 상담/회복지원**이 없으면 탈진은 피할 수 없습니다.
---
## 🙏 마무리하며
간호사들은 지금도 환자 곁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간호법이 종이조각이 되지 않으려면, ‘현장’에서 실현되어야 합니다.**
저는 묻고 싶습니다.
**누구를 위해, 어떤 환자를 위해, 어떤 돌봄을 위한 간호법인지.**
그 ‘돌봄’을 책임지고 있는 **간호사들의 숨결과 현실은 왜 외면당하는지.**
간호사들이 더는 떠나지 않게,
남아 있는 우리가 버텨내지 않게,
진짜 실현 가능한 정책이 절실합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
정렬기준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