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합천에서 버섯 농사를 할 큰 아이의 사회 출발 귀농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 50대 입니다.
제가 계획한 과정을 설명하자면
1. 토지 마련
2. 시설 설치
3. 농업경영체 등록 및 각종 지원 신청
4. 버섯 재배 및 판매
5. 귀촌 완료
계획은 매우 단순하고 명료하지만 과정에서 매우 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정보의 부재, 관심이 없고 도움이 되지 않는 관련 공무원, 현실과 맞지 않는 지원정책, 황당한 지원 기준, 예외 없이 귀농인을 예비 투기꾼으로 보고 있는 농지법, 시설 설치 업체의 문제....
끝없는 문제속에 3년 동안 달팽이 처럼 진행중인데,
올해 가을에 첫 소출을 만들기 위해 뜨거운 햇살아래서 주 2~3회 출 근 전 합천으로 다니고 있습니다.
생각하는 문제
1. 귀농인은 관련 기관에서 원스톱으로 필요한 정보를 찾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알아서 해야 합니다.
20대 30대 청년이 어떤 정보를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관련 농정 관련 공무원의 전문성은 없고 관련 연계 프로그램도 전혀 없습니다.
눈에 잘 띄는 보여주기 정책만 있을 뿐입니다.
2. 설비를 설치하기 위한 관련 정보도 없습니다. 시설 설치 업체 경매 시스템이 있을까요?
땅을 마련하고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비닐하우스 설치를 위한 업체를 찾는 데 한달, 그런데 견적과 전문성은 전혀 없어 귀농인이 알아서 해야 하고 책임도 져야 합니다. 군 농정과에 문의해도 답이 없고 관련 부서에 문의해도 어쩔수 없다고 했는데, 나라장터 처럼 관련 업체를 연결해 주는 투명한 시스템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나라장터 처럼 가격을 터무니 없이 올려 두는것이 아니라 시장 가격에 따라 경매처럼 견적을 해 줬으면 합니다.
3. 스마트 영농?
스마트 팜에 대한 신기루가 있습니다. 그런데 스마트 팜을 설치 하기 위한 초기 자본? 어마어마 합니다. 2억인가 3억인가 ? 헛웃음 나옵니다. 사회 출발하는 청년농이 2억을? 부자 할아버지 할머니가 없다면, 부자 부모가 없다면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저는 스마트팜을 위해 중국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하고 중국산 센서를 대량 구입했습니다. 부족하지만 필요한 부분은 자가 설치해서, 그래서 달팽이 처럼 진행중입니다. 정부에서 운영하는 플랫폼, 저렴한 센서(생산이 안되면 수입후 코딩을 한) 공급이 안될까요? 자가 설치 가능한 기술 지원 교육 안될까요? 제가 농업용 서버를 만들기 위해 잠시 봤는데 비 전공자는 불가능한 수준이더군요.
4. 판매?
판매는 철처한 개인 책임입니다. 합천은 군에서 대리 판매 하는 곳도 있지만 큰 도움이 안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네이버쇼핑 처럼 미리 만들어진 플렛폼이 있다면 농산물 판매는 상한선을 조금 높여 주면 되지 않을까요?
5. 기타
지원금 신청을 위해서는 부모의 재력을 보더군요. 즉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산정한다고 합니다. 헛웃음이 나옵니다. 큰 마음먹고 혼자 독립하려는 독립성 강한 20대 30대가 결국 보모의 능력으로 출발이 달라진다니... 차별없이 지원 안됩니까?
실패하면 도망갈 수 있지 않을까요? 실패하지 않게 어른들이 도와주면 안될까요?
저는 토지를 제가 구입하고 같이 농사를 하자고 큰 아이를 설득했습니다. 아빠가 옆에 있겠다. 같이 하자. 부모찬스가 있어야 되더군요. 하지만 주위를 살펴 보면 고등학생들도 귀농을 꿈꾸는 아이들이 많고요. 농업에 대한 관심도 올라 가고 있더군요. 하지만 어떻게 시작할까? 그 아이들은 젊어 도시에서 돈을 모아 사십대에 농사를 지으러 가야 하는가?
제가 있는 동네에서 인구 분포를 보면 가장 어린 사람이 저입니다. 60대가 그 다음이고요, 나머지는 모두 70대이상 80대가 대부분입니다. 몇달에 한분씩 세상을 뜨셔도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곧 소멸될 마을입니다만, 젊은 피가 수혈된다면 다를것 같습니다.
청년들, 늙은 청년이 아닌 진짜 청년이 생산활동을 통해서 경제적 풍요를 영위하도록 사회가 도와 준다면, 소멸위험은 없어 지지 않을까요? 농업에서 미래를 볼 수 있다고 아무리 TV에서 떠든다고 내 일이 아니라면 공염불일겁니다.
3년전 너무 답답한 마음에 민주당 경남 도당에 전화를 했지만 아무 관심 없고 생기 없던 관계자의 전화 응대 지금도 잊을 수 없고요. 새누리당 도당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정치인 들은 관심 없던 영역.
지금도 큰 기대는 없지만 제 귀중한 시간 십분을 투자 하고 있습니다. 현장의 소리를 더 듣고 싶으시다면 제 작은 경험을 공유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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