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부산에 사는 31살 청년입니다. 오늘 저는, 어쩌면 바로 당신의 이야기일 수도 있는, 우리 사회가 애써 외면하고 있는 ‘치아’ 문제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고 싶어 용기를 냈습니다.
저는 나라에서 인정한 희귀질환자이자, 기초생활수급자입니다. 덕분에 다른 큰 병에 대해서는 국가의 도움으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하지만 정작 제 삶을 매일 무너뜨리는 것은, 바로 치아 문제였습니다. 당장 제가 받아야 할 임플란트 등 치과 치료 비용은 2천만 원에 달합니다. 저에게는 삶을 포기하게 만들 만큼 거대한 벽입니다.
잘 먹고, 잘 말하고, 사람 앞에서 활짝 웃는 아주 기본적인 권리 앞에서, 저는 번번이 ‘비급여’라는 차가운 벽에 부딪혀야만 했습니다.
이는 비단 저 혼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저희 부모님 세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아직 65세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혹은 정작 이가 거의 없어 임플란트가 절실한데도 ‘남아있는 치아’가 없다는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가장 필요한 보험 임플란트 지원을 받지 못하는 역설적인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이처럼 현 제도는 청년은 청년이라서, 중장년은 중장년이라서 외면받는, 세대를 아우르는 복지의 구멍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제가 사는 구청에 문을 두드려 보았습니다. 돌아온 답변은 “필요성은 깊이 공감하지만, 저희 힘만으로는 어렵습니다. 상급기관에 건의하겠습니다.”였습니다.
이 답변은 이제 이 문제가 한 개인이나 한 지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해야 할 구조적인 문제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왜 다른 고가의 치료는 지원이 되는데, 당장 내일의 밥 한술을 뜨기 힘든 치아의 고통은 온전히 개인과 그 가족의 책임이 되어야만 할까요?
이에, 다음과 같은 정책을 제안합니다.
첫째, 동네 치과와 지자체, 그리고 정부가 함께하는 '치과 주치의' 시범 사업을 시작해주십시오.
뜻있는 동네 병원과 협력하여, 저소득층 청년들과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중장년층이 최소한의 비용으로 꼭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그 다리를 놓아주시길 바랍니다.
둘째, '필수 치과 치료'에 대한 지원의 길을 열어주세요.
당장 먹고사는 문제와 직결된 임플란트, 크라운 같은 치료만이라도, 긴급의료비 지원 항목에 포함하고, 건강보험 임플란트의 나이와 조건 제한을 현실적으로 완화하여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한 세대가 아프면, 다음 세대도 아플 수밖에 없습니다. 청년과 그 부모님 세대가 돈 때문에 최소한의 존엄성을 포기하지 않도록, 우리 사회가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기를 간곡히 호소합니다.
이 문제, 이제 우리 사회가 함께 이야기해야 하지 않을까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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