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께서 강조하신 "어린이 안전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수립하라"는 국정 철학에 깊이 공감하며, 학교 현장의 가장 시급하고 치명적인 안전 공백을 해소하고자 본 정책을 제안합니다.
1. 현황 및 문제점: 교실로 내몰린 보건교사, 비어있는 보건실, 위험에 처한 아이들
지난 2023년 6월,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이 두통을 호소하며 보건실을 찾았으나, 보건교사가 교실 수업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상태가 악화되어 뇌출혈로 사망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은 결코 우연이나 개인의 과실이 아닌, 잘못된 정책이 예고한 참사였습니다.
- 시스템이 만든 비극: 당시 해당 보건교사는 교육 당국의 지침에 따라 연속된 교실 수업에 투입되어야 했고, 아픈 학생을 비의료인인 다른 교사에게 맡긴 채 보건실을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는 전국보건교사노조의 설문조사에서 80% 이상의 보건교사가 수업과 응급처치 사이에서 위험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고 응답한 현실이 비극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 법률의 왜곡과 정책 실패: 이 문제의 근원은 교육부가 학교보건법 제9조의2("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에 관한 교육을 포함한 보건교육")를 '교실 수업'의 근거로 왜곡하여 해석하는 데 있습니다. 해당 조항의 본질은 학교 구성원 전체의 응급 대처 능력을 강화하여 학교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지, 학교의 유일한 의료 전문가인 보건교사를 보건실에서 이탈시키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오히려 이는 응급상황에서 일반인의 선의의 응급처치를 보장하는 응급의료법의 취지를 학교 현장에 구현하기 위한 조항으로 해석해야 마땅합니다.
- 기만적인 '대체 인력' 방안: 교육 당국이 해결책으로 제시하는 '보건실 대체 인력' 지정은 실효성이 전혀 없는 기만적인 조치입니다. 비의료인인 대체 인력은 합법적인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므로, 실질적인 의료 공백을 전혀 메우지 못하고 오히려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의 혼란만 가중시키는 '위험한 허구'에 불과합니다.
2. 개선 방안: 학생 안전을 위한 즉각적이고 근본적인 조치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 더 이상 우리 아이들이 생명이 위협을 받아서는 안 됩니다. 이에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정책 개선을 제안합니다.
(즉시 조치) 잘못된 행정지침의 즉각적인 철회 및 시정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은 법률의 취지를 왜곡하여 보건교사에게 특정 시수의 교실 수업을 강제하고, 보건실 공백을 야기하는 모든 종류의 행정지침(예: 연간 17시간 보건수업 의무화 등)을 즉시 폐기하고 시정해야 합니다.
(정책 정상화) 보건교사 본연의 직무 정상화
보건교사의 제1 직무가 학교보건법 시행령에 명시된 바와 같이 '학생 건강관리 및 응급처치'임을 명확히 하는 지침을 교육부 차원에서 수립하여 전국 학교에 시달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보건교사가 보건실에 상주하며 학교 응급의료 시스템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온전히 수행하도록 해야 합니다.
(입법적 해결) 재발 방지를 위한 학교보건법 개정
논란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학교보건법 개정을 추진해 주실 것을 강력히 요청합니다.
제9조의2(보건교육 등) 개정: 교육의 목적이 '교과 수업'이 아닌 '학교 내 응급상황 대응 역량 강화'임을 명확히 하고, '실천 중심' 교육임을 명시하여 해석의 여지를 차단해야 합니다.
제15조(보건교사) 개정: 보건교사의 직무에 “학생의 건강관리와 응급처치를 최우선 직무로 수행한다”는 점과 "이러한 직무 수행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다른 업무를 수행함을 명시하여, 보건실 상주를 법적으로 의무화해야 합니다.
3. 기대 효과
본 제안이 수용된다면, 다음과 같은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님의 '어린이 안전 공백 없는 나라' 국정 목표의 실질적 구현
대전 학생 사망 사건과 같은 비극의 재발 방지 및 실효적인 학교 응급의료 안전망 구축
보건교사가 법이 부여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함으로써 학교 보건의료 서비스의 질적 향상
결론
한 아이의 안타까운 죽음은 우리 사회 전체의 책임입니다. 이제는 더 이상 탁상공론과 임시방편이 아닌, 학생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하는 근본적인 정책 전환이 필요합니다. 부디 본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시어, 모든 학생이 안전한 학교에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주시길 간곡히 호소합니다.
2025년 7월 15일
전국보건교사노동조합
댓글 -
정렬기준
0/300